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그런데 대부분의 생산성에 관한 연구는 블루칼라, 즉 육체노동의 생산성을 다룬다. 우리몸은 체력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육체노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 몸의 '생산성'을 낮출 수 밖에 없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숙련도가 높아져도 (단위 생산성의 증가)몸의 체력저하로 인한 생산성 하락은 막을 수 없다.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1시쯤 되면 잠도 솔솔오고 집에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인게 인간이고, 하루에 12시간 연속으로 근무하면 하지 않던 실수도 하기 마련이다.
어떤 분야이던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 특정 시간을 넘어서면 (예: 20시간) 그때부터 생산성과 일하는 시간은 역의 상관관계를 띌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람이 잠을 못자면 집중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연출되곤하며, 심지어는 환각 증상까지 보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대생들 (특히 레지던트)이 일하는 시간과 그에 비례해서 성장하는 의학적 지식을 관찰해보면 인생에서 2~3년 동안은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오래 일하는게 생산성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사례가 Financial Times로 부터 나와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블룸버그 (Bloomberg) 터미널은 금융계 종사자들에게는 거의 필수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채권 금리부터 애널리스트 보고서까지 갖가지 금융 정보를 볼 수 있는것도 큰 장점이지만 정작 무시할 수 없는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는 것은 터미널의 Instant Messaging 기능이다. 사용자들은 상대 사용자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터미널에 접속했는지까지 알 수 있다. 원한다면 블룸버그의 창업자인 Michael Bloomberg가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월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했는지 추적할 수 있는 이 기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것 같지만 말이다.
이 기능에 착안하여 Rutgers, Rice, Notre-Dame, Michigan State University 대학의 연구자들이 블룸버그 터미널 데이터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2개의 증권사들의 336명의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추적 연구를 실행하였다. 결과는 놀랍지는 않았다고 한다.
"Collection of hard information, proxied by office workday length, is positively associated with the quantity and timeliness of analyst reports. Soft information collection, as proxied by propensity to travel, is positively correlated with the market’s reaction to recommendation changes and the likelihood of becoming a star analyst. Both hard and soft information collection improve forecast precision, a causal result that we confirm using the COVID lockdown as an instrument."
애널리스트가 블룸버그 터미널에 주중 몇시간이나 접속했는지 등의 하드 데이터는 기업분석 보고서의 양과 적시성에 양의 상관관계를 지니었다. 소프트 데이터 (기업 분석을 위해 얼마나 자주 출장을 갔는지)는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애널리스트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과 양의 상관관계를 지니었으며, 출장을 자주 갈수록 영향력있는 스타 애널리스트가 될 확률을 높였다고 한다.
블룸버그 터미널을 통한 정량적인 정보 수취와 출장을 통한 정성적인 정보 수취는 모두 해당 애널리스트의 전망 정확도를 높였다고 한다.
이 연구결과를 증권 분석외의 영역까지 extrapolate해서 똑같이 적용될 것 이라는 결론을 내릴수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식 노동이 대부분 정량적인 데이터와 정성적인 데이터를 결합해 인사이트를 도출해내고 해당 인사이트를 적용 시키는것임을 감안할 때 지식노동의 생산성과 일일평균노동시간은 양의 상관관계를 지닐것으로 추정된다 말할 수 있다.
결론: 성공하고 싶으면 열심히 하자. |